인생의 참뜻을 살피는 지혜서
(홍자성 지음, 김선옥 편저, 레몬북스, 2017)
군자는 자연스러워야 한다
세상과의 접촉이 얕으면 그만큼 때 묻음도 얕고, 세상과의 접촉이 깊으면 그만큼 남을 속이는 계략도 깊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능소 능란하기보다는 소박한 편이 바람직하고, 주도면밀하기보다는 소탈하고 자연스러운 것이 오히려 낫다.
하루라도 기쁨이 없어서는 안 된다
거센 비바람은 새들도 근심하고, 갠 날씨와 산들바람에는 초목도 기뻐하는 듯하다. 천지에는 하루라도 온화한 기운이 없어서는 안 되고 사람의 마음에는 하루라도 기쁨이 없어서는 안 된다.
웃는 얼굴은 여유를 자아내게 하고 여유는 상대방을 마음 편하게 해준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여유를 잃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또 남의 처지를 고려하지 않는 사람 역시 너무도 많다.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즐거운 방법
오솔길 좁은 곳에서는 한 걸음 멈추어 남이 먼저 지나가도록 하고, 기름지고 맛있는 음식은 3분의 1을 덜어내어 남이 먹도록 양보하라. 이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즐거운 방법이 된다.
일을 하기 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배부른 뒤에 음식 맛을 생각하면 곧 기름진 맛과 담백한 맛의 구별을 할 수 없고, 정사를 가진 후에 정욕을 생각하면 남녀의 구분이 없어진다. 그러므로 사람은 항상 일을 치른 후에 있게 될 뉘우침을 생각해 일에 임할 때의 어리석음과 혼돈을 없앤다면, 본성이 안정되어 행동을 그르치게 될 일이 없게 될 것이다.
어두운 곳에 있어본 사람이 밝음을 안다
낮은 곳에 있어 본 후에야 높은 데에 올라감이 위험한 일인 줄 알게 되고, 어두운 곳에 있어 본 후에야 밝음을 향함이 눈부신 줄 알게 된다. 조용한 생활을 해 본 후에야 활동을 좋아함이 번거롭다는 것을 알게 되며 침묵을 지키는 수양을 쌓은 후에야 말 많은 것이 시끄러운 것인 줄을 알게 된다.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살지 않는다
땅이 지저분하면 생물이 잘 자라지만 물이 너무 맑으면 언제나 고기가 살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마땅히 때 묻고 더러운 것을 받아들이는 아랑을 지녀야 하며, 깨끗한 것을 좋아하며 혼자만이 유별나게 행하려는 지조를 가져서는 안 된다.
지나간 잘못을 거울로 삼아야 한다
아직 이루지 못한 공을 도모하는 것은 이미 쌓아올린 공적을 잘 보전하는 것만 못하고, 이미 지나간 잘못을 뉘우치는 것은 장차 다가올 과오를 미리 막는 것만 못한 것이다.
가정의 규범
집안 식구에게 잘못이 있거든 너무 거칠게 화를 내어서는 안되며 가벼이 내버려 두어서도 안 된다. 그 일을 바로 말하기 곤란하면 다른 일을 비유하여 은근히 일깨워 주어야 하며, 오늘 깨닫지 못하거든 내일을 기다려 다시 깨우쳐 주어서 마치 봄바람이 얼어붙은 것을 풀고, 따뜻한 기운이 얼음을 녹이듯 하라. 이것이 곧 가정의 규범이다.
냉정한 마음으로 대응해야 한다
뜨거웠다 식었다 하는 변덕은 부귀한 사람이 빈천한 사람보다 더욱 심하고, 질투와 시기하는 마음은 친척이 남보다 더욱 사납다. 만일 이러한 가운데에서 냉정한 마음으로 대응하고 평정한 기운으로 누르지 못한다면 번뇌 속에 잠기지 않는 날이 드물 것이다.
차차 너그러워져야 한다
은혜는 마땅히 엷게 베풀다가 차차 짙게 베풀어야 한다. 먼저 짙고 나중에 엷으면 사람들은 은혜를 잊게 된다. 위엄은 마땅히 엄하게 하다가 차차 너그
러워져야 한다. 먼저 너그럽고 나중에 엄하면 사람들은 혹독함을 원망하게 된다.
오직 공정해야 한다
공직생활에는 두 마디 말이 있으니, 오직 공정하면 밝은 지혜가 생기고, 오직 청렴하면 위엄이 생긴다는 것이다. 집안일에는 두 마디 말이 있으니, 오직 용서하면 불평이 없고, 오직 검소하면 쓰임이 넉넉하다는 것이다.
소인과 원수를 맺어서는 안 된다
소인과 원수를 맺지 말라. 소인은 그 나름으로 상대가 있느니라. 군자에게 아부하지 마라. 군자는 본시 사사로운 은덕을 베풀지 않느니라.
진실로 경계해야 한다
남의 은혜 받음은 비록 깊어도 갚지 않으나 원한은 얕아도 갚고, 남의 악을 들으면 비록 뚜렷하지 않아도 의심치 않으나 착함은 뚜렷해도 의심한다. 이는 바로 각박함의 극치요, 야박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니 마땅히 진실로 경계해야 한다.
천벌을 받을 사람들
하늘은 한 사람을 현명하게 하여 여러 사람의 어리석음을 깨우치게 하였는데, 세상에서는 도리어 자신의 잘하는 바를 으스대며 남의 모자람을 들추어낸다. 하늘은 한 사람을 잘살게 하여 여러 사람의 곤궁함을 건지게 하였는데 세상에서는 도리어 자신이 가진 것을 믿고 남의 가난을 업신여긴다. 참으로 천벌을 받을 사람들이다.
마음이 한가한 사람과 넓은 사람
길고 짧음은 한 생각에서 온 것이고, 넓고 좁음은 한 치 마음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마음이 한가한 사람은 천 년보다 멀고, 넓은 사람은 좁은 방도 하늘과 땅 사이같이 넓다.
참마음을 기를 수 있다.
색욕이 불길처럼 치솟다가도 한 번 생각이 병든 때에 미치게 되면 곧 흥이 식은 재 같아지고, 명리가 엿처럼 달다고 해도 한 번 생각이 죽음에 이르게 되면 바로 그 맛이 밀랍을 씹는 것 같아진다. 그러므로 사람이 늘 죽음을 걱정하고 병을 조심하면 헛된 일을 버리고, 참마음을 기를 수 있게 된다.
관 뚜껑을 덮은 다음에야 알게 된다
나무는 뿌리로 돌아간 뒤에야 꽃과 가지와 잎이 헛된 영화였음을 알게 되고, 사람은 관 뚜껑을 덮은 다음에야 자손과 재물이 소용없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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