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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방

당신이 빨리 죽었으면 좋겠어

by 행복배터리 2023.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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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 지친 당신을 위한 심리 코칭
(황은정 지음, 포르체, 2023)

1장 내 안의 나를 만나다


물건을 훔치는 일은 폭력을 휘두르는 아빠에 대한 복수이자,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려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비겁한 엄마에 대한 복수였다. 내 삶을 엉망으로 만드는 것, 그게 할 수 있는 최대의 반항이었다.

만약 지금 당신의 삶이 힘들다면 당신을 흔드는 잘못된 신념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 당신이 '반드시' 혹은 '당연히'라고 생각했던 그 믿음들이 과연 자신의 생각인지, 누군가 나에게 주입했던 메세지는 아닌지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당신의 무의식에 박혀 있는 믿음이 진실인가 질문해 보라.

내면의 상처를 들여다보지 않으려 애쓰던 삶의 방식은 특히 '관계'를 유지하는 데 많은 문제가 나타났다. 작은 갈등에도 바로 최악의 경우를 상상하게 만드는 왜곡된 신념과 갈등이 벌어지는 상황 자체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은 언제나 문제를 더 크게 만들었다. 나의 극단적인 말과 과도한 행동으로 가장 상처받는 것은 남편이었다. 남편은 점점 지쳤고 우리의  갈등 속에서 아이 역시 시들고 있었다.

자신의 상처를 대면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이 상처를 감당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다. 스스로에게 그럴 만한 힘이 있다고 말해 주거나 믿을 만한 사람과 상처를 나누며 지지를 받는 것이다. 상처는 한 번 입 밖으로 꺼내고 나면 훨씬 가벼워진다. 상처에 빛과 바람을 통하도록 해 주기 때문이다.

남편이 아프다는 말을 듣고도 남편이 안쓰럽거나 걱정되기보다 뭐 대단한 일을 했다고 징징거리냐는 마음이 먼저 올라왔다. 나는 남편이라는 존재를 만족을 충족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의 자유를 찾고 내가 행복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변 사람들과의 균형이 어그러진 상태라면 그건 행복이 아니라 착취였다.

2장 진정한 나를 들여다보는 법


진정한 변화의 힘을 얻어 절망과 상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오직 내 안의 '슬픈 나'를 안아 주는 방법뿐이었다.

나를 믿어 주고 보호해 주는 든든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버림받았다는 오래된 고통에서 나를 구원했다.

그런 나에게 남편은 게으르고 계획적이지 못한 한심하고 부족한 사람이었다. 남편은 나의 그림자를 비추는 거울이일 뿐이었는데, 나는 그 그림자를 바라보는 것이 괴로워 더 완벽하게 해내려 애썼다. 나아가 남편까지 바꿔야 한다고 믿었다. 어쩌면 남편은 자신을 믿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충실하게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지금 편하게 쉬지 못하는 것은 스스로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후로 남편에게 못마땅한 모습을 마주할 때마다 그것이 '남편의 것'이 아니라 '내 것'일 수도 있다며 주문처럼 중얼거렸다. 내가 남편에게서 보는 모습이 나의 그림자라면 남편에게 잔소리할 것이 아니라, 내가 외면하고 있는 나의 일부를 들여다봐야 했다.

모든 문제의 열쇠는 내 안에 있다. 남편을 바꾸려고 할 게 아니라, 나를 변화시켜야 했다.

삶을 살아가는 매 순간, 우리는 우리의 모든 경험을 책임져야 한다. 지금 현실이 힘들다면 그건 누구의 탓이 아니라 나의 책임이었다. 타인을 고치려 하거나 타인에게 내 삶을 책임지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자신의 책임을 상황이나 타인에게 돌리려 남을 비난하고 환경에 불만을 품는다. 그러나 무언가를 탓하는 방식으로는 삶이 변하지 않는다. 방법을 바꿔야 한다.

내가 아닌 그 누구도 나를 행복하게 할 수는 없다. 오직 나만이 내 행복을 책임질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

욕구에 좀 더 솔직해지고 그걸 이루기 위해 용기를 내기로 했다. 다만 그걸  상대방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또 이에 대한 상대방의 반응을 올바르게 받아들이는 일에는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성숙한 어른이라면 나의 욕구는 물론 상대의 욕구를 인정하고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대안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때로는 양보하고, 때로는 상대방의 양보를 받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나는 내가 양보하거나 욕구가 왜 중요한지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비굴하다'고 오해했다. 남편이 당연히 나의 욕구를 존중해야 한다고 믿었기에 남편이 내 행동에 제약을 걸면 억울하고 화가 났다. 나의 욕구를 조금도 훼손하지 않고 충족할 수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정작 나는 왜곡된 렌즈로 남편의 욕구를 무시하고 있었다.

3장 관계는 태도에서 나온다


우리는 우리 안에 가득 차 있는 분노를 건강하게 밖으로 흘려보내 마음을 비워야 한다. 그래야 분노가 나간 자리에 사랑을 채울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무엇'에 분노해야 하는지, 그 분노의 대상이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당신이 미치도록 화가 나는 이유가 정말 눈앞의 그 사람 때문일까? 질문에 대한 답은 당신 안에 있다.

과거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것은 현재 당신이 고통스러워하는 것의 원인인 과거의 억압된 감정을 깨끗하게 정화하고 내면이라는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이다.

과거의 상처를 돌보는일은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 과거를 잘 정리하는 일이다. 창고에 쌓아 놓는 물건들을 정리해야 새로운 물건을 넣을 공간이 생기는 것처럼 과거를 살펴보는 일은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과거의 나를 반추하며 내면 아이와의 관계를 단단하게 하는 일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자기확신'을 키우기 위한 준비 단계다.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자기확신은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정확하게 알고 인정할 수 있을 때 주어지는 선물이다.

당신의 삶에도 이해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일들이 있었을 것이다.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아 당신의 기억을 꽁꽁 숨겨 두고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꺼내 보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과거의 어린아이가 아니다. 당신은 스스로의 삶을 원하는 대로 이끌어 갈 힘이 있는 어른이다. 어린 시절 당신이 무서워했던 것들이 어른이 되면 시시해 보이는 것처럼, 당신의 과거도 당신이 생각하는 만큼 위협적이지 않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언제든 당신이 준비되었다고 느껴질 때, 당신의 과거를 천천히 하나씩 돌아보길 바란다.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당신은 단단하고 아름다운 당신만의 진주를 만날 것이다.

집이, 가족이 안전한 대상이 되었으면 한다. 안전하다고 느낄 때 우리는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마음껏 표현할 수 있다.

4장 '자기 사랑'을 위한 실천법


지금 당신을 가장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 사람만 변한다면 당신은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진실인가? 그 문제가 당장 해결되면 정말 매일 행복할까? 답은 물론 '아니오'다. 당신은 또 다른 문제를 만날 것이고, 그렇게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그 문제를 핑계 삼아 불행에 계속 머무르려 할 것이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거울을 향해 손가락질하고 있는 당신의 그 손가락을 현실의 당신에게 돌리는 것이다. 상대의 문제가 아닌, 당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하루 30분, 다른 무엇보다 '나'를 1순위로 두는 시간을 가져 보자. 일기를 쓰든, 목욕을 하든, 차를 마시든 뭘 해도 좋다. 다만 그 시간만큼은 이 세상의 주인공이 바로 나라고 믿어 보자. 그런 작은 시도들이 당신의 삶을 지탱해 주는 리추얼이 될 것이다. 언제가 당신과 마주 앉아 서로의 삶을 지켜준 리추얼을 나누면 좋겠다.

우리는 감정을 억압할 수 없다. 따라서 어떤 감정이 다가와도 괜찮다고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무엇이든 받아들일 수 있다는 태도는 내면이 단단할 때 가능하다. 엘사가 마법을 사용해 말의 고삐를 만들어 낸 것처럼 내면의 힘을 믿을 때, 우리에게도 마법의 힘이 생긴다.

내면 치유의 과정도 비슷하다. 가장 두려워하는 감정을 마주하고 수용해야 자신이 가진 내면의 힘을 믿을 수 있다. 지금 당신이 폭풍우 치는 바다 한가운데 있는 기분을 느낀다는 건, 그 감정을 받아들이고 당신 안의 힘을 믿어 보라는 신호다. 당신 안에 있는 힘을 믿는 순간, 바다는 기적처럼 평온해질 것이다.

나를 책임진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내가 한 선택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결과에 대해 불평하거나, 상황이나 남 탓을 하면서 피해자인 척하지 않는 것이었다. 더 나아가 모든 모든 상황에서 '해야 한다'는 의무가 아니라 '선택한다'는 자발적인 마음을 가지는 것도 포함되었다.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는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강요당했다는 피해자의 시선이 녹아있었다. 억지로 한 선택의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억울한 마음과 함께 그 선택을 하게 만든 상황이나 사람을 탓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라도, 그것이 온전한 '나'의 선택이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적극적으로 자기 삶에 책임지는 태도였다.

내가 했던 과거의 모든 선택이 그때의 나에게는 최선이었음을 인정했다. 언제나 최고의 선택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했던 모든 선택에 사랑의 마음을 보내면, 그것은 언제나 '최선'의 선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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