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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니체 아포리즘

by 행복배터리 2024.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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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김욱편역, 포레스트북스, 2024)

그대들은 이웃들 주변으로 모여들면서 서로 간의 교제에 대해 좋게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웃 사랑은 그대들 자신에게는 질 나쁜 사랑이다. 그대들은 그대들 자신에게서 벗어나 이웃에게로 달아나고서는 그것으로 자신의 덕을 만들고 싶어한다.

그대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좋게  말하고 싶으면 증인을 초대한다. 그리고 그를 꾀어내 그대들에 대해 좋게 생각하도록 해놓고선 그대들도 스스로 자기 자신에 대해 좋게 생각한다. 그대들은 교제할 때 자신에 대해 이런 식으로 거짓말하면서 자신과 이웃을 속인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힘만으로 무언가에 온 노력을 쏟아야 한다. 자신의 다리로 높은 곳을 향해 걸어가야 한다. 그것에는 분명 고통이 따른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을 단련시키는 고통이다.

사람들은 이따금 문화와 너무 동떨어진 생활에 두려움을 느끼곤 한다. 그들은 부족해진 감동을 채우기 위해 돈만 내면 언제든지 그 진절머리 나는 이기적 감동을 제공하는 극장과 연주회장을 찾는다. 또 그럴듯한 조각상이 세워진 광장에서 작품의 의미보다는 전시를 주최한 협회의 이름으로 만족을 느낀다.

남성은 그녀와의 결혼을 선택하기 전에 이런 자문을 해 봐야 한다. "너는 이 여자와 늙을 때까지 함께 이야기할 자신이 있는가." 사랑은 일시적이지만, 함께 지내는 시간의 대부분은 대화이기 때문이다.

가장 무거운 머리와 괴로운 심장을 지닌 동물
인간은 다른 동물에게선 찾을 수 없는 한가지 특징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실존의 확인이다. 인간이 공상적인 존재가 된 것도 바로 이 실존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인간은 수시로 자신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 확인하고 싶어한다.

집을 짓기 전에 알아뒀어야 할 일을 항상 집을 다 지은 후에 깨닫는다. 우리는 높은 산에 둥지를 마련했다. 위험을 알면서도 결핍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 기쁨은 늘 짧은 태양과 함께 사라지고, 흰 눈이 쌓인 산들을 피해 우리에게 다가오는 햇빛은 하나같이 창백하기만 하다.

"내가 천민이므로 너 역시 천민어어야 한다"
모든 혁명은 이 한 줄의 구호로 시작되었다. 불평불만처럼 쓸모없는 물건도 없다. 불평불만은 약함에서 생겨난다. 나의 열악한 환경을 타인 탓으로 돌리든, 사회 탓으로 돌리든, 자기 자신 탓으로 돌리든 열악하다는 상황은 변함이 없다. 누구를 원망해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불평불만은 무가치하다. 그런데도 인간이 불평불만에 집착하는 까닭은 자신의 고통을 누군가의 책임으로 전가시키고 싶어서다. 이 조그만 복수가 상처받은 그의 마음을 조금은 위로해주기 때문이다.

고독한 사람들은 사랑을 필요로 한다. 침묵과 위장과 긴장이 풀리는 순간, 친구를 원하게 된다. 오래전에 헤어졌던 친구와 다시 만나면 이미 자신들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 추억을 끄집어내 그동안 소중한 보물로 간직해 왔던 것처럼 서로 자랑한다. 양쪽 모두 이 같은 대화가 쓸모없다는 것을 알지만 감히 그 베일을 벗길 섕각은 하지 못한다. 마치 죽은 자와 산 자의 만남처럼 영혼과 입술과 마음이 서로 다른 감정을 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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