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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방

채근담 - 2/2

by 행복배터리 2023.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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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응명 지음, 한용운 역해, 돋을 새김, 2012)

<5> 개론

군자의 마음은 드러내고 재능은 숨겨야 한다

군자의 마음속은 푸른 하늘과 밝은 해처럼 보여
남이 알지 못하게 해서는 안 되며
군자의 뛰어난 재능은 옥을 싸두고 구슬을 감춰둔 것처럼
남이 쉽게 알게 해서는 안 된다.

실패 없이 성공한 사람은 없다

은혜의 이면에 해로운 일이 생기는 법이므로
마음이 편안할 때 재빨리 생각을 돌이켜본다.
실패한 뒤에 반대로 성공을 이루는 경우가 있으니
마음에 거슬려도 절대로 일에서 손을 떼지 말아야 한다.
-》남에게서 사랑이나 은혜를 받는 것이 독립적인 생활을 하는 데 해가 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또 한 번 베푼 은혜로 원수가 되어 오히려 원망이 되돌아올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은혜와 사랑을 듬뿍 받아 유쾌할 때 생각을 되돌려 살펴보고 은혜를 입은 동안에 쌓은 정을 잘 간직하여 앞으로의 교분을 두텁게 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사업을 경영하다가 실패한 후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새로운 길을 계획하면, 앞에서 겪었던 실패가 훗날의 경험이 되어 마지막에는 성공을 거둘 수도 있다. 그러므로 실패로 인해 곤란을 당하여 마음에 거슬릴 때도 절대 낙망하여 일에서 손을 떼지 말고 더욱더 용감하게 힘쓸 것이다. 예로부터 위대한 일을 이룬 영웅호걸 중에 실패를 겪지 않고 성공한 사람은 없다.

죽음 이후에도 이어지는 은혜

살아있을때 마음을 너그럽게 열고
남으로 하여금 불평을 말하는 일이 없게 한다
죽은 후의 혜택은 오래도록 이어져
남으로 하여금 부족한 생각이 들지 않게 한다

양보의 미덕

좁은 지름길에서는 한 걸음을 멈추어 남 먼저 지나가게 하고
맛 좋은 음식은 삼분을 덜어내어 남에게 먼저 양보한다.
이것이 바로 한세상을 가장 즐겁게 사는 방법이다.
-》 이것이 경쟁으로 가득한 뜬구름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안전한 방법이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일마다 여유를 가지고 무한히 유의하면
곧 조물주도 나를 거스르지 못하고 귀신도 능히 나를 해치지 못한다
만일 사업은 반드시 만족해야 하고 공로는 반드시 가득 차기를 원하는 자는
내환이 생기지 않으면 반드시 외우를 초래할 것이다.
-》 10분의 그릇에 7분의 물을 담고 3분의 여유를 남겨두면 그 물이 안전하지만, 10분의 물을 가득 채우면 물이 넘치거나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엎질러지는 것과 같다.

소인을 미워하지 않기는 어렵다

소인을 엄하게 대하기는 어렵지 않으나
미워하지 않기는 어렵다.
군자를 공손하게 대하기는 어렵지 않으나
예의를 갖추어 대하기는 어렵다.

처음 한 번의 중요성

욕망이란 안일하게 즐기지도 말고 맛도 보지 말아야 한다
한번 맛을 알게 되면 만 길은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게 한다.
도리를 행하는 일은 어려워도 잠시도 물러서지 말아야 한다.
한번 걸음을 물리면 멀리 천 개의 산이 막을 것이다

병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겨

반드시 눈에 보이는 곳에 드러난다

간이 병들면 눈이 보이지 않고
콩팥이 병들면 귀가 들리지 않는다
병은 남모르는 곳에서 생겨
반드시 남들이 다 보는 곳에 드러나는 법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남이 보는 환한 곳에서 죄를 짓지 않으려면
먼저 아무도 없는 어두운 곳에서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

복은 구할 수 없고 화는 피할 수 없다

복은 구할 수 없다.
좋은 정신을 양성함으로써
복을 부르는 근본으로 삼을 것이다.
화는 피할 수 없다.
남을 해칠 마음을 버림으로써
화를 멀리하는 방법으로 삼을 것이다.
-》 선량하고 훌륭한 정신을 수양해서 그것을 복을 부르는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
남에게 해를 끼치고 살상하려는 마음을 없애는 것만이 오직 화를 멀리하는 방법이다.

참된 복과 참다운 지혜

한 번의 괴로움과 한 번의 즐거움이 서로 연마되어
그러한 연마가 지극하여 복을 이룬 자는 그 복이 비로소 오래간다.
한 번의 의심과 한 번의 믿음이 서로 참작되어
그것이 극진해서 지혜를 이룬 자는 그 지혜가 비로소 참다운 것이다.
-》 갑자기 부자가 되거나 졸지에 얻은 복은 오래가지 않는다. 괴로움과 즐거움의 경지를 여러 번 겪어 고통은 지꺼기를 씻어 없애고 행복의 뿌리를 깊게 심은 후에 성취한 복이야말로 영구히 누릴 수 있다.
또 사물을 구체적으로 연구하지 단순히 피상적으로만 아는 것은 참지식이 아니다. 한 번은 의심해보고 또 한 번은 믿는 것이 고려되고 연구되어서 조금도 의혹을 갖지 않고 이루어낸 지식이야말로 잘못이 없는 참다운 지식이다.
그러므로 안일하고 게으른 생각으로 분수 이외의 복이나 즐거움을 바라거나, 또 연구도 하지 않고 마음의 수양도 없이 쓸데없는 망상에 빠져 우연히 큰 깨달음을 얻으려는 사람은 어리석을 뿐이다.

어둠 속에서 속임수가 없으면 밝을 때
당당하다

한가할 때 헛되이 보내지 않으면
바쁠 때 유용하고
고요할 때 생각 없이 보내지 않으면
움직여야 할 때 유용하고
어둠 속에서 속임수가 없으면
밝을 때에 당당하다.

사람을 알아볼 때는 후반생의 일을 본다

노래하는 기생도 나이 들어 남편을 섬기면
한세상을 희롱했던 장애가 없어지며
정결한 부인도 늙어서 정조를 잃으면
반평생 깨끗했던 절개를 모두 그르친다.
옛말에 '사람을 알아볼 때 후반생만을 본다' 했으니 참으로 명언이다.
-》 사람은 지나온 초년의 삶을 돌아보지 말고, 말년의 새로운 삶을 어떻게 도모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건강하고 형편이 좋을 때 더욱 조심하라

나이 들어 얻은 질병은 모두 젊었을 때 얻은 것이며
쇠했을 때의 죄업은 모두 왕성했을 때에 지은 것이다.
그러므로 가득하고 만족함을 오래 유지하려면
군자는 더욱 삼가고 조심해야 한다

나의 장점으로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라

치우쳐 믿어 간사한 마음에 속지 말며
스스로 잘한다 하여 지나친 객기를 부리지 않는다.
나의 장점으로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고
나의 졸한 것으로 남의 능한 것을 시기하지 않는다.

부자의 인심이 더 쉽게 변하고

혈육 사이의 질투가 더 심하다

염량의 태도는 부자가 가난한 사람보다 심하고
질투심은 외인보다 혈육 사이가 더 심하다
만일 차가운 심장으로 대면하고
평화로운 기운으로 맞서지 않으면
날마다 번뇌에 시달려야 할 것이다

악은 드러내고 선은 드러내지 말라

악은 음을 꺼리고 선은 양을 꺼린다
악이 드러나면 화가 얕고 은폐되면 화가 깊다
선이 드러나면 공이 작고 숨겨지면 공이 크다.

근검이란 무엇인가

근이란 부지런한 덕이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근면을 빙자하여 탐욕을 채운다
검이란 재물에 대해 소박한 것이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검소함을 빙자하여 인색함을 장식한다.
군자가 지녀야 할 어떤 징표가
오히려 소인들을 경계하는 도구가 되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은혜는 소박하게, 위엄은 엄격하게

은혜는 먼저 소박하게 시작하여 점점 농후해져야 하며
처음은 농후한데 뒤에 소박해지면 은혜를 잊어버린다.
위엄은 마땅히 엄하게 시작하여 너그러워져야 하며
처음은 너그럽고 뒤에 엄하면 가혹함을 원망한다.

반드시 지켜야 할 두 가지

벼슬에 있을 때는 두 가지를 유의한다.
'오로지 공정하면 현명함을 얻고
오로지 청렴하면 위엄을 갖게 된다.'
가정에서는 두 가지를 유의한다.
'오로지 용서하면 가족이 평화롭고
오로지 검소하면 집안 살림이 넉넉해진다.'
-》 관직에 있을 때의 공정함과 청렴성 그리고 가정에서의 용서하는 마음과 검소한 정신이 실로 유일한 법문이다.

소인과는 원수가 되지 말고

군자에게는 아첨하지 말라

소인과는 원수가 되면 안 된다.
소인에게는 적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군자에게는 아첨하지 말아야 한다.
군자는 원래 사사로운 은혜를 베풀지 않기 때문이다.

눈앞의 상황에 휘둘리지 말라

뜻대로 되지 않음을 근심하지 말고
마음이 유쾌한 것을 즐기지  말아야 한다.
편안함이 계속될 것이라고 믿지 말아야 하며
처음에 어렵다고 꺼리지 말아야 한다.
-》 천하의 모든 일은 항상 변화무쌍하며 성공과 실패가 일정하지 않다. 그러므로 어떠한 경우에 처하든 눈앞의 상황에 휘둘리지 말고 사물의 공정한 이치에 따라 자신의 의무를 다하면 되는 것이다.

큰 계곡은 메우기 쉬우나

사람의 마음은 채우기 어렵다

서진의 가시덤불을 보면서
오히려 시퍼런 칼날을 자랑하고
몸이 북망산의 여우와 토끼에게 돌아가는데
오히려 황금을 아낀다.
옛말에
'맹수는 제압하기 쉬우나
사람의 마음은 굴복시키기 어렵고,
큰 계곡은 메우기 쉬우나
사람의 마음은 채우기 어렵다'고 했다.
정말 그렇다.
-》 사람의 객기와 욕심이 끝이 없음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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