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해 듣고 할 말은 놓치지 않는
이금희의 말하기 수업
(이금희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2022)
1장 잘 듣는 것만으로도
말을 잘 듣고 나서야 당신은 말을 잘할 수 있을 겁니다. 당신이 하는 말이 곧 당신입니다. 철학자 하이데거도 말했습니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요. 당신의 집은 어떻습니까.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전적으로 몰입해서 들어주는 경험만으로도 힐링이 되고 마음에 위안을 얻을 수 있구나. 그러니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들어주세요. 시간을 내고,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들어만 주세요. 놀랍도록 가까워졌음을 느끼게 될 겁니다.
믿을 만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면 지금부터 연습해보세요. 살짝 낮은 톤으로 조금 천천히 말하기!
한마디라도 좋으니 매일 녹음하고 들으며 고쳐보세요. 두려움은 슬며시 사라지고 자신감은 살며시 붙을 겁니다.
한마디 말은 생지옥을 경험한 사람에게 천국을 보여줄 수도 있고, 졸지에 누군가를 마음고생 지옥으로 밀어 넣을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상대에게 어떤 세계를 열어주는 사람인가요.
내비게이션을 끄세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다려주시면 됩니다.
언제까지? 물어볼 때까지.
더러는 눈물도 흘리고 때로는 한숨도 내쉬고
그러다 스스로 깨닫고 성장할 때까지 말입니다.
누가 듣느냐, 누구에게 말을 하느냐
말하기에서 중요한 것은 화자가 아니라 청자입니다.
2장 말을 이해한다는건 기적과도 같은일
위로는 한박자 늦게
"괜챦아" 뒤에 물음표가 붙을 상황이라면 굳이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맙시다. 괜챦아 뒤에는 느낌표만 붙이면 어떨까요. 스스로 격려하고 위로하는 마음을 표현할 때 말이죠. "괜챦아!" 내가 나에게 그런 말을 하는 건 그야말로 '괜찮습니다.'
그렇다면 위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한 박자 늦추는 것을 제안해봅니다. 당장 톡이나 문자메세지를 보내고 싶겠지만 한 호흡 쉬는 거죠.
"이금희입니다. 안녕하지 못하실 것 같아 의례적인 인사도 못 쓰겠네요. 마음 많이 아프셨지요."
위로의 말은 한 박자 늦어져도 좋습니다.
아니, 늦어지는 게 낫습니다.
사람의 입술은 거짓을 말할 수 있어도
표정은 속이지 못해요.
행복하다고 말하는 입술을 믿지 말고
행복해서 저절로 웃음 짓는 표정을 믿어야 하더라고요.
가까워지는 데도 말이 큰 몫을 하지만
멀어지는 데도 말이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앞도 중요하지만 뒤는 더 중요합니다.
앞에서는 웃고 뒤에서는 거친 말을 하면
언젠가 나에게 돌아옵니다 평판이라는 이름으로요
감정의 변화를 인지하고 조절하는 연습은 순한 사람들이 타인과 공존하며 세상을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고 해소하는 경험은 당신을 보다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겁니다.
웃음은 사람을 무장해제시킵니다. 어이가 없어서 웃었더라도 웃으면 마음이 열려요. 나 때문에 웃었던 면접관의 마음에도 여유가 생깁니다. 그렇지 않겠어요? 잔뜩 긴장한 마음은 바람을 가득 넣은 풍선 같으니까요. 웃으며 바람이 조금쯤 빠지면 풍선엔 그만큼 공간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웃으면 누구나 너그러워져요.
"힘내!라는 말에는 힘이 나지 않습니다. 조용히 건네준 10만 원 봉투에 힘이 납니다."
그 사람 상황에 맞춘 따뜻한 말 한마디 그리고 그 사람이 생활하는 데 꼭 필요한 용돈이 든 봉투. 내가 아니라 상대방이 기준입니다.
제 3장 때로 작은 구원이 되어
한때는 누구보다 가까웠지만 이런저런 사연으로 멀어진 사이가 있을 겁니다.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멀어지는 게 고통스럽지요. 독립적인 편인 저도 너무 힘들었는데 의존적인 성향이라면 이별의 무게는 몹시도 무거울 겁니다. 그럴 때면 명왕성을 떠올려보세요. 주기가 비슷해진 어느 날 다시 가까워질지도 모르지요.
"괜찮아. 괜찮지. 괜찮을 거야." 제가 좋아하고 자주 하는 이 말처럼 여러분에게도 그런 말이 있겠지요. 괜찮다고 말하고 생각하려 했더니 정말 괜챦아졌어요. 오히려 더 나아지기도 했고요. 말은 씨가 되고 열매를 맺고, 나는 내가 말하는 대로 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만들어진 성격이 곧 운명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4장 말하기를 제대로 배운 적 없기에
우리가 텔레비전에서 봤던 건 남들을 웃게 하는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남들을 웃게 하려고 수백 번씩 준비한 노력이었던 셈입니다. 노력만이 기 싸움에서 승기를 잡게 합니다.
말하기에는 화자의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화자의 에너지는 곧바로 청자에 연결됩니다. 몰두와 흥미를 부르죠.
그럼 어떻게 말을 해야 크고도 오래가는 에너지를 전달해 사람들을 쥐락펴락할 수 있을까요. 그런 말하기는 어떻게 연습할 수 있을까요. 첫 번째 연습 방법은 바로 단어를 문장으로 만들기 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할 말을 문장으로 쓰지 말고 단어로만 써보세요. 키워드라고 할까요. 핵심 단어만 쓰는 겁니다. 1분 동안 말을 해야 한다면 세 단어만 써놓고 머릿속으로 단어와 단어를 연결해가면서 말해보세요.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거장에서 집까지 걷는 동안 말을 하는 겁니다. 5분이든, 10분이든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히! 이때 중요한 건 실제로 '말'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음속으로 웅얼거리기만 하면 도움이 안 돼요.
말을 잘하기 위해, 말에 부담감을 덜기 위해,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순발력을 키우기 위해 이렇게 중계를 해보는겁니다. 초보일 때는 줄이는 건 쉽지만 늘리는 건 어렵습니다. 숙련된 후에는 늘리는 건 쉽지만 줄이는 게 어려워지죠. 말을 줄이기가 쉽지 않네. 느낄 정도로만 말을 많이 해보세요. 혼자서라도. 말이 어렵지않게 느껴지도록 연습해보세요.
호흡은 말의 리듬
띄어 읽기와 호흡을 파악하고 말하기에 접근한다면 맥락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맥락은 핵심을 파악하게 하죠. 호흡을 살린다고 생각하고 말하려는 노력이 결국 핵심을 강조하는 말하기를 가능하게 해줍니다.
운동할 때도 무조건 힘부터 빼야 하는데
말하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드럽게, 욕심부리지 말고, 자연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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