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그림 김수현, 마음의 숲, 2016)
Part 1. 나의 삶을 존중하며
살아가기 위한 to do list
내게 친절하지 않은 사람에게
친절하지 않을 것
사람의 자존감에 치명상을 끼치는 건,
부당한 대우 자체보다 부당한 대우에 굴복한 자기 자신인 거다.
그러니 우리에게 친절하지 않은 이에게,
우리를 존중하지 않는 이에게, 친절하려 애쓰지 말자. 상황을 바꿀 수 없을지라도 적어도 그들에게 비굴해지지는 말자
인생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상처받지 않을 것
....
하지만 월급의 2배짜리 명품백만이 낭비가 아니고
연예인 걱정만이 낭비가 아니다.
우리 삶에서 곧 사라질 존재들에게
마음의 에너지를 쏟는 것 역시 감정의 낭비다
그만두면 끝일 회사 상사에게
어쩌다 마주치는 애정 없는 친척에게
웃으면서 열받게 하는 빙그레 쌍년에게
아닌 척 머리 굴리는 여우 같은 동기에게
인생에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들에게
더는 감정을 낭비하지 말자
...
인생에서 숫자를 지울 것
인터넷에 떠돌았던 나라별 중산층의 기준이다.
영국(옥스포드대에서 제시한 중산층의 조건)
- 페어플레이를 할 것
-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가질 것
- 나만의 독선을 지니지 말 것
-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할 것
- 불의, 불평, 불법에 의연히 대처할 것
프랑스(퐁피두 대통령이 '삶의 질'에서 정한 중산층의 기준)
- 외국어를 하나 정도 구사하여 폭넓은 세계 경험을 갖출 것
- 한 가지 이상의 스포츠를 즐기거나 하나 이상의 악기를 다룰 것
- 남들과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별미 하나 정도는 만들어 손님을 대접할 것
- 사회 봉사단체에 참여하여 활동할 것
- 남의 아이를 내 아이처럼 꾸짖을 수 있을 것
대한민국(연봉정보사이트 직장인 대상 설문)
- 부채 없는 아파트 평수 30평
- 월 급여 500만 원 이상
- 자동차는 2,000CC급 중형차
- 예금액 잔고 1억 원 이상
- 해외여행은 1년에 몇 번
...
모욕하는 삶을 살지 않을 것
....
혐오주의의 원인을 주로 중산층 붕괴로 이야기한다. 지위에 불안을 느끼는 이들이 누군가를 내몰아
자신의 사회, 경제적 지위를 되찾고자 한다는 것이다.
...
이러한 일상적 혐오에 대해 《모멸감》의 저자 김찬호 교수는 웬만큼 잘나지 않으면 인정받지 못하는 세상에서 그 공허를 채울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타인에 대한 모멸이라 이야기했다. 그러니까 희미해진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고 열패감을 보상받기 위해, 얄팍한 우월감을 맛보기 위해 타인을 모멸한다는 것이다.
단언컨대, 서로에게 가해자가 되는 세상에선 그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
Part 2.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to do list
나 외엔 무엇도 되지 않을 것
....
그런데 문제는 나이를 먹어서도 우리의 꿈이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될 것인가'에 머물러 있을 때 발생한다
...
우리에게 절실한 건, 우리를 증명할 명함이 아니라
누구에게도 증명할 필요 없는 나 자신이 되는 것이다.
Part 3. 불안에 붙잡히지 않기
위한 to do list
문제를 안고도 살아가는 법을 배울 것
누구도 어찌할 수 없는 부분까지 염려하며
완벽한 안전을 얻고자 하는 건,
멸균공간에서 냉장되어 살아가길 바라는것과 같다
삶의 안정감은
불확실을 완벽하게 제거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라
불확실과 맞서며 얻어진다.
인생은 살아갈 때도 있지만, 살아질 때도 있더라
충분히 슬퍼할 것
....
애도란 마음의 저항 없이 충분히 슬퍼하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는 고통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
억지로 외면하거나 억누르고
혹은 자신의 마음을 미처 이해하지 못해
자기 자신에게 슬퍼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프로이트는 충분한 애도를 하지 못했을 때
우울증이 발생한다고 했다.
감정이란 건 밖으로 새어 나오지 않도록 틀어막는다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에
애도의 과정을 거치지 못한 상실은 씻겨 내려가지 못한 채,
우울이라는 웅덩이로 고이고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
.....
그러니 당신의 심연에 묻는다.
당신은 무엇과 이별하였는가.
그 어쩔 수 없었던 모든 것들에게,
애도를 보낸다.
불안하다고 무작정 열심히 하지 말 것
....
하지만 어디에서도 쓸 수 없는 어설픈 중국어 실력과
어떤 자격도 증명하지 못하는 허술한 자격증과
뭘 했는지 기억도 안 나는 활동들로는
삶은 무엇도 보장되지 않으며,
그 안도감은 쉽게 증발한다.
세상에는 우리의 불안을 이용해
이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도처에 널려있고,
뭣이 중헌지를 모르면 현혹되는 법이다.
그러니 단지 열심히 살아가는 자신을 증빙하기 위해
사람들의 무리 안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불안에 쫒겨 열심히 하는 건 그만두시라.
대신 원점으로 돌아가자.
당신의 삶을 위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
그 목적을 세우고 방법을 찾자
당신의 목적을 충분히 의식하고 실천하는 것.
안도감이란 그곳에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사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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