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석 지음, 동서문화사, 2022)
1장 한비자, 인간의 마음을 들여다보다
1. 부모가 자녀에게 공부하라고 하는 것은 누구를 위해서일까?
우리가 힘들게 공부하는 것은 사이클로이드 곡선의 우회 과정으로서 에너지(실력, 지식)를 축척하는 과정인데, 이 축척 과정을 겪고 나면 목표로 삼은 곳(지상의 B지점)에 더 빨리 도달하는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물리학을 통해 배우는 세상 이치라는 뜻이다.
사이클로드 곡선의 물리학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교훈을 부모들은 암묵적으로 체험했기 때문에 자녀들에게 에너지 축척 과정인 공부를 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2. 웃어야 복이 올까, 복이 와야 웃을까?
복이 와야 웃게 되는 것(감정->행동)보다 웃어야 복이 오게 된다(행동->감정)는 이론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면 '행복해야 성공한다(감정->행동-> 결과)'고 믿는 것보다 '성공해야 행복하게 된다 (행동->결과->감정)'는 것을 믿고 노력하는 것이 더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이라는 말이 된다. 이 말은 욕심은 버릴 게 아니라 채우려고 노력해야 더 행복에 가까이 간다는 의미이다. 사람들은 행복해지기 위해서 사는데 곰곰 생각해 볼 문제다.
3. 1개뿐인 병상, 90세•25세•3세 환자 중 누구에게 주는 게 옳을까?
이룬 공적에 따라 임명하면 사람은 말이 적지만 선량함에 따라 임명하면 사람은 말이 많다. 《한비자》<칙령>
병원에 오는 선착순으로 주는 게 옳고, 병원 도착 순서가 같다면 3명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가위바위보로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된다.
(평등주의)
4. 줄 세우기를 하면 정말 불행해질까?
이득이 한 구멍에서 나오면 그 나라는 적이 없고, 이득이 두 구멍에서 나오면 그 군대는 반만 쓰이며, 이득이 열 구멍에서 나오면 백성은 지키지 않는다 《한비자》<칙령>
한 줄 세우기를 하면 아빠 찬스를 쓰는 새치기는 금방 드러나므로 새치기를 할 수 없다. 한 줄 세우기를 하지 않는 수시 방식으로 입학생을 많이 뽑으니까 아빠 찬스, 엄마 찬스를 사용할 수 없는 다수의 사람들을 더 불행하게 하는 불공평 문제가 발생하여 수시 입학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례가 많아져서 정시 입학을 더 늘리도록 하고 있다.
5. AI가 정답 제시하는 세상은 행복한 세상일까?
신한은행에서 직원 승진자 결정에서 AI를 활용했더니 예전과 다른 결과가 나왔지만 잡음 없이 그 결과를 받아들인 것을 본보기 삼아....
사람들이 논의하고 다투는 것은 정답 찾기를 하는 것도 있지만 서로 생각하는 바를 나누어서 공감대를 넓히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런데 AI가 정답을 제시하는 분야가 많아질수록 이러한 공감대를 넓히는 과정이 생략되거나 축소된다.
6. 본성에 반하여 착한 행동을 할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
솔로몬 애쉬의 실험이나 한비자가 이야기한 삼인성호의 사례를 보면 인간은 다수가 말하고 행동하는 쪽에 동조한다. 일제 때 친일자도 그랬을 가능성이 높다.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 스탠리 밀그램 교수의 복종 실험, 필립 짐바르도의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의 내용을 보면 우리가 악질 친일분자라고 욕하는 그들도 자신의 직무에 충실했던 평범한 우리의 이웃이며 나 자신도 해당될 가능성이 높다.
7. 자신감, 높아야 성공할까? 낮아야 성공할까?
현명한 행동을 하면서 스스로 현명 하다고
생각하는 마음을 버리면 어디를 가나 어찌 아름답지 않겠는가. 《한비자》<세림 상>
무능한 사람은 높은 자신감을 갖고 있고 남보다 뛰어나다는 착각에 빠져있는데, 이 때문에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노력할 가능성이 낮고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결국 그는 계속 무능한 상태로 있게 된다는 것이다.
8. 배부른 돼지와 배고픈 소크라테스 중 누가 더 행복할까?
사람이 사는 목적이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하면서도 무엇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에 대하여 이렇게 구체적으로 따지고 들면 대부분 무엇이 진정한 행복인지를 명료하게 말하지 못한다.
최인철 교수가 그 후에 쓴 《굿라이프》에 따르면, 재미(즐거움을 누리고 고통을 피하는 것)를 추구하는 것이 좋은 삶이라고 믿을수록 역설적으로 즐거움과 만족을 경험하지 못하고. 의미(자신을 성장시키고 타인 삶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것)를 추구하는 것이 좋은 삶이라고 믿을수록 삶에 대한 만족감이 크고 긍정 정서도 강하게 느낀다고 한다. 그러면서 행복은 의미 있는 목표를 달성하면 부산물로 주어진다고 한다.
9. 공무원의 복지부동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신하에게 자기들의 의견을 말하게 한 다음 의견이 정해지면 그 의견에 책임을 묻는다. 《한비자》<필경>
복지부동의 원인 중 하나인 부적절한 감사 지적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10.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픈 게 꼭 나쁠까?
복은 본디 화가 있는 데에서 생긴다. 《한비자》<해로>
사람은 재앙을 당하면 두려워하는 마음이 생기고, 그러면 행동이 단정해지고 재앙과 화가 없게 된다.
살아가면서 부러움에서 나오는 배가 아픈 질투감이라는 화도 잘만 다루면 자신감•자발심을 불러와서 나의 성공의 동력이 된다는 점을 한비자가 깨우쳐 준다.
11. 원칙을 준수해야 하나, 예외를 인정해야 하나?
원칙을 적용하는 일관성(예측가능성)은 사회의 가장 근원적 질서다. 일관성보다는 상황에 맞게 법을 적용하자는 주장은 그럴 듯하지만 실제로는 '가진 자, 배운 자, 집단화한 자를 위한 주장'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원칙을 허물면 충성하고 사랑하는 상관 자반을 죽인 곡양이 되기 쉽다.
12. 범죄를 엄하게 처벌하면 오히려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잡초가 불쌍하다고 여기고 뽑지 않는다면 벼 이삭에 방해가 된다. 《한비자》<난이>
범죄에 엄하게 형벌을 적용하는 것은 범죄와 상관없는 일반 국민들의 생활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13. 재난지원금, 균등 배분과 선별 지원 중 어느 것이 나을까?
'최상의 덕은 덕이 아니다'라는 노자의 말은 마음이 외부에 흔들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한비자》<해로>
최선의 정책을 수행할 때는 외부의 비판에 상관하지 말고 밀고 나가야 그것이 바로 최선의 정책이라는 말도 선별 지원안이 옳다는 것이다.
14. 운동하니까 날씬할까, 날씬하니까 운동하는 걸까?
노자는 복에는 화가 숨어 있다고 말했다.《한비자》<해로>
자신의 미래를 낙관하는 습성이 지금 당장의 게으름을 피우게 하는 원인이지만 이 습성을 이기고 실제 행동에 나서면 그에 따른 보상(날씬함, 좋은 성적, 부의 획득, 승진 등)이 주어지고 이 보상이 다시 그 행동을 지속하게 하는 것이 도파민이라는 행복 호르몬인 것이다.
15. 키 작은 사람들이 키 큰 사람보다 어떻게 빨리 걸을까?
열악한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고 그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하면 키 작은 여성들이 키 큰 남자보다 더 빠르게 걷고, 중병에 걸렸다는 삼성그룹의 계열사도 세계적인 기업이 되며, 최빈국이었던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된다. 부족하고 가난한 것을 받아들이면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더 창의적인 해법을 생각해 낸다. 미모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못생긴 여자가 예쁜 여자보다 더 예뻐 보이는 법이다. 궁할 때 노력하면 통하는 길이 열린다.
16. 1시간은 걸어야 하는 줄 알면서도 왜 호수공원에는 안 갈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천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꾸준한 노력을 불러오는 지름길이 아닐까
17. 잔디가 토끼풀을 이겨내고 자라가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을 잘 처리하려고 한다면 그것이 미세할 때 해야 한다 《한비자》<유로>
잔디가 잘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 토끼풀을 제거하는 방법을 보면서 몇가지를 깨달았다.
(1) 토끼풀이 무성하면 토끼풀을 근절하기 몹시 어렵기 때문에 토끼풀이 무성하게 되기 전에 근절하는 게 가장 손쉽다는 것 (2) 호미로 토끼풀 뿌리를 뽑는 것보다 풀 깎는 기계로 토끼풀과 잔디를 함께 자주 깎아 주는 것이 잔디가 자라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 (3) 토끼풀을 제거해서 잔디가 무성히 빽빽하게 자라고 있는 곳에서는 토끼풀은 없고 잔디만 무성하게 자란다는 것이다.
좋지 않은 습관은 좋은 습관을 눌러서 방해한다.
(1) 좋지 않은 습관이 자리 잡지 않도록 하기
(2) 좋지 않은 습관에 젖어 있는 때에는 그것을 아예 못하도록 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사람의 기본적인 본성인 남들로부터의 인정감, 건전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려는 마음이 더 발휘될 수 있는 환경에 젖어들게 하는 것이 더 낫다.
(3) 사람이 가진 기본적인 좋은 습관에 충실해지면 나쁜 습관은 파고들지 않는다.
18. 풀은 왜 잎보다 높게 줄기를 뻗어내어
꽃을 피울까?
풀과 나무가 저마다의 모습으로 꽃을 피워서 그 자손이 널리 퍼지게 하는 것은 자신이 처햐 환경에 맞추어 적응한 결과다.
모두가 자신과 후손이 번성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 남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19. 주차단속용 CCTV를 설치하면 사람들은 좋아할까?
대신은 법을 고통스러워하고 서민들은 잘 다스려지는 것을 싫어한다.《한비자》<화씨>
만약 서여의도 정당 사무실 주변 도로에 불법 주차를 막기 위하여 CCTV를 설치하면 국회의원들은 공무원들이 일 처리를 잘 하고 있다고 칭찬할까 아니면 왜 내 차에 상시 딱지 뗄 위험이 있는 있는 CCTV를 설치하냐고 항의할까?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법을 제정하는 국회의원은 정당 사무실 부근 도로의 불법 주차를 막도록 CCTV 설치를 자발적으로 요청해야 맞다. 그러나 현실은 거꾸로다.
20. 잘못 사용한 화장실, 비난하면 나쁘기만 할까?
현명한 군주는 어리석은 자도 하기 쉬운 것을 생각하지 지혜로운 자도 하기 어려운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 《한비자》<팔설>
사회 발전은 욕 나오는 환경과 시설을 욕 나오지 않도록 만드는 데서 이루어진다. 인격 수양의 태도가 반드시 사회 발전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을 더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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