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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육아

게임세대 내 아이와 소통하는 법

by 행복배터리 2021.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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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혜로운 부모는 게임에서 아이의 미래를 본다.
(이장주 지음, 한빛비즈, 2021)

* 아이들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은 게임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분야에서 통하는 마법의 열쇠입니다.

 

 


1부 게임하는 아이의 속마음
- 쓸모없는 것들의 큰 쓸모
고전 <장자>에는 쓸모없는 나무 이야기가 나옵니다. 굵고 곧은 나무들은 집을 짓는 목재로 쓰이기 위해 잘려집니다. 향기가 좋아 베어지고, 옻칠을 한다고 째어집니다. 그러나 옹이가 많고 뒤틀린 나무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혼자 남게 되고, 결국 나무의 본성을 발휘하게 됩니다. 크게 자란 덕분에 큰 그늘을 만들어 사람들이 쉬어 가게 해준 겁니다. 장자는 사람들이 쓸모 있는 것의 쓸모는 잘 알지만, 쓸모없는 것의 큰 쓸모는 잘 알지 못한다고 탄식합니다.
- 억눌린 자아와 게임
자신에 관한 생각이나 이미지를 심리학에서는 자아라는 개념으로 다룹니다. 사회심리학에서 자아는 보통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라고 가정합니다. 나의 자아는 하나가 아닙니다. 학생 자아, 친구 자아, 자녀 자아 등 다양한 자아들이 준비되어 있어 상황에 맞는 자아가 작동합니다. 자아가 여럿이어서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날 때 큰 불편을 느끼지 않고 사는 것입니다.
물론 자아가 많다 보니 문제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사회적 역할을 독점하는 소수의 자아 때문에 수많은 자아가 마음 깊숙한 곳에서 억눌려 지내는 일이 발생합니다. 특히 다른 사람에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이는 자아는 매우 억눌려 있기 마련입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성실하고 예의 바른 내가 한결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면, 그 자아의 밑바닥에는 마음대로 하고 싶어 하는 자아의 희생이 있습니다.
여기서 분명한 건 이마저도 나를 구성하는 자아의 하나라는 사실입니다. 나의 일부를 계속 억압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자아를 억누르기 위해서는 많은 심리적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흔히 막나가는 경우는 심리적 에너지가 소진되어 브레이크조차 잡을 힘이 없는 것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사회심리학적으로 게임의 역할은 억눌린 자아가 현실적 위협 없이 활동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치고, 부수고, 쏘는 일은 현실에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그런 행동을 자제하지만 우리의 자아는 위기에서 나를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자아를 준비해놓고 있습니다.
폭력적인 게임이 인기를 끌수록 현실 사회에서 청소년 범죄가 줄어드는 현상이나, 오히려 학교에서 게임을 마음 놓고 할 수 있게 만들어주니 공부도 열심히 하게 됐다는 사례는 게임이 자아의 건강한 성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잘
보여줍니다.
- 프로테우스 효과
지혜로운 부모라면 자녀의 게임 속 캐릭터를 유심히 살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다른 이용자들의 캐릭터보다 작다면 좀 더 크고 멋진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 게임세대 아이들의 자존감을 키워주는 비법일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보통 몇 천 원을 아이들 손에 쥐어주면 크게 반가워하지 않는데, 같은 금액의 게임머니나 게임스킨 구입비를 주면 매우 반가워하는 반응을 보이더군요.
- 게임에서 이긴다는 것의 의미: 통제감
통제력은 생물이 환경에서 생존하고 번영해 나가기 위한 기초적이면서도 필수적인 능력입니다. 사람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가능한 큰 통제력을 얻고자 노력합니다.
원하는 것을 모두 얻는 대신 통제력을 잃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동물원에 있는 동물을 보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동물원의 동물은 통제력을 포기하고 안락함을 얻는 대신 우울증을 겪습니다.
아이들이 통제력을 얻기 위해, 자유를 느끼기 위해 선택하는 활동 중 하나가 게임입니다. 꼭 게임에 국한된 얘기는 아닙니다. 덕질 같은 행위도 아이들이 통제력을 누릴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심리적 피난처입니다. 이를 제거하면 부모의 생각과 반대의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혜로운 부모는 부모의 헌신과 희생, 관심이 자칫 독이 될 수 있음을 늘 주의합니다. 부모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자녀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존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럴수록 심신이 건강한 아이, 스스로의 주관과 판단을 기진 아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네모 세상, 마인크래프트가 인기 있는 이유
예전에 우리가 모래로 성을 만들고 구덩이를 파고 메궜던 것처럼 온라인 공간 내에서 뭐든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임 유형이 샌드박스형 게임입니다. 다른 게임과 다른 점은 완수해야 할 임무가 없다는 겁니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기회가 한정된 아이들에게 마인크래프트는 나만의 공간에서 평소 하고 싶었던 욕구를 마음껏 발산하는 곳이고, 그게 바로 인기 비결입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 나와 다를 수 있다는 '마음의 이론' 개념 역시 가상 놀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대체적으로 가상 놀이가 아이들의 사고 유연성을 길러준다는 같은 결론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사고 유연성은 창의성과 직결됩니다.
게임 시간은 몇 시간 이내로 해야 한다는 강박적인 제한을 넘어서야 합니다. 대신 게임 속에서 아이들이 어떤 경험을 하는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들의 희로애락에 공감하는 부모의 말은 그냥 게임을 하는 아이의 뒤통수만 바라보는 부모와 다릅니다. 아이들은 공감하는 부모를 훨씬 존경하고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습니다. 잘 노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은 것처럼 말입니다. 지혜로운 부모는 아이들과 함께 잘 놉니다.

 

 

 


2부 게임이 스펙이 되는 세상
- 게임과의 협업, 대안이 아니라 답이다.

3부 게임세대를 위해 부모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 게임과 우리 아이에 대한 착각
평범한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게임 탓으로 돌리고 문제 삼는 행위, 게임의 문제를 아이의 성격이나 심성의 문제로 돌리는 행위는 문제해결이 아니라 아이와 부모 사이를 더 멀어지게 만드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 부모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아이는 부모의 행동을 그냥 따라 하지 않습니다. 매우 신중하게 모방합니다. 아이는 부모가 다른 사회 구성원과 유사하거나 더 뛰어난 행동을 한다 생각이 들 때만 부모를 모방합니다. 아이가 생각할 때 ' 이 행동을 배워 친구에게 보여 주면 폼이 나겠다.'는 생각이 들 때만 따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그런 폼나는 부모의 행동은 초등학교 무렵 동이 나고 맙니다. 그러니 학교에 갔다 온 아이들은 누구네 집 엄마, 아빠를 들먹이며 졸라대지요.
부모의 힘만으로 아이의 습관을 바꾸어 놓으려는 시도는 불가능하거나 성공 확률이 낮습니다. <양육가설>을 쓴 심리학자 주디스 R. 해리스는 초등학교 시기부터 이런 현상이 강해진다고 주장합니다.
요약하면, 부모가 애써도 잘하지 못하는 일보다 부모가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는 겁니다. 그래야 부모 자녀 사이도 좋아지고, 아이도 밖에서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릴 수 있습니다.
- 게임세대 우리 아이, 부모의 태도가 바꾼다.
게임 수업을 지켜본 아버지는 "처음으로 아이가 안 빠지고 다니는 학원이 생겼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게임을 통해 배려심과 협업 능력을 배울 수 있음을 확인했다. 나에게는 놀라운 경험이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죠.
부모가 아이에게 신뢰와 지지를 보내주면, 아이도 부모에게 똑같은 신뢰로 답합니다. 그게 인간사의 기본 원리입니다. 이 원리는 게임에서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4부 게임세대 아이와 소통하기
- 원활한 소통을 위한 부모 점검
자녀와 대화를 많이 나누면 마음이 서로 통해 갈등이 줄어들고사랑이 커져 가야 하는데 실상은 반대로 흘러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첫 번쨰는 일방적인 지시, 비판, 한탄을 대화라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대화는 주고받아야 하는 것인데 이런 유형의 말은 일방적으로 쏟아붓는 소나기와 같습니다.
두 번째, '옳은 말'을 하면 받아들일 거라는 착각입니다.
세 번째, 대화를 통해 아이가 부모의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하는데, 정작 부모의 마음이 무엇인지 부모 자신도 모르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게임 시간을 지키지 않은 아이에 대한 1차 감정은 '실망'이나 '서운함'입니다. 그런데 이런 감정은 아이가 약속을 무시했다는 생각, 그리고 아이를 위해 애쓴 노력이 쓸데없다는 생각과 결합되면서 '분노' 혹은 '원망'이라는 2차 감정으로 바뀝니다. 2차 감정은 건설적인 소통보다 파괴적인 소통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 자녀 간에 갈등이 없을수록 좋다는 생각은 착각입니다. 자라나는 아이와 부모의 관계는 늘 바뀝니다. 관계를 재설정하는 과정에서 갈등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부모 속 안 썩이는 착한 아이가 바람직해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정체감 유실'을 겪을 수 있습니다. 부모 말만 들으면서 자란 아이는 스스로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준이 허약해지는 겁니다. 반대로 극심한 갈등은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에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게임을 둘러싼 게임
:같은 편이 될 것인가, 경쟁자가 될 것인가
어떤 종류의 통제든 아이가 자신의 선택이 부모에 의해 제안을 받았다고 판단한 순간, 조언은 받아들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반대의 선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역시 반발이지요. 이제 막 공부를 하려고 하는데, "너 공부는 언제할 거니?"와 같은 말을 들었을 때 더 하기 싫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렇게 부모의 통제가 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는 실험 결과가 많습니다.
지혜로운 부모는 자녀가 게임을 덜 하게 만들 수 있는 정보나 방법에 매몰되지 않습니다. 지혜로운 부모는 어떻게 자녀에게 도움이 되는 부모가 될 수 있을까라는 좀 더 원대한 목표로 접근합니다. 이러한 질적 도약은 부모와 자녀 모두를 성장과 성숙이라는 결과로 안내합니다.
- 게임 이용 규칙을 정하기 전에 생각해봐야 할 것들
지혜로운 부모라면 아이가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게임이 아이에게 어떤 의미인지 물어봅니다. 만일 아이가 특별한 의미를 찾지 못한다면 함께 의미를 찾아보는 것도 대화의 좋은 주제가 될 것입니다.
- 게임을 못하게 한다고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아이가 게임을 안 하면 공부를 하고, 공부가 다시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는 걸까요? 게임을 하지 않는 것과 시험을 잘 보는 것은 별 상관이 없습니다. 게임도 안 하고 공부도 안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게 되는 원리를 역이용하라
- 게임 갈등이 오래됐다면
갈등이 오래된 부모 자녀 관계라면 갈등 이전의 신호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태도를 바꾸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약속 시간을 잊은 채 정신없이 게임하고 있는 아이에게 다가가기 전에 먼저 거울을 한번 보시면 어떨까요. 전투 의지에 불타는 모습이 보인다면 예전과 같은 갈등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호 상황을 만들기 전에 정체성 범주의 다른 신호를 줄 필요가 있습니다. 청소를 도와달라는 신호로 음악을 틀거나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작해봅니다. 게임을 마칠 시간쯤 아이에게 간식을 갖다 주고 옆에서 함께 먹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지혜로운 사공은 바람과 파도에 맞서지 않고, 이를 활용해 목적지까지 배를 인도한다고 합니다. 아무쪼록 이 책을 통해 게임과 맞서는 법이 아니라 게임을 활용하는 법을 배우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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