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루의 나무와 그 나무가 사랑하는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 소년은 날마다 나무에게 와서 나무와 놀고 사과도 따 먹고 나무 그늘에서 단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소년은 나무를 무척 사랑했고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흘러 소년은 나이가 들고 나무는 홀로 있을때가 많아졌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돈이 없어 나무를 찾아 온 소년에게 나무는 사과를 주고 집이 없어 나무를 찾아 온 소년에게 나뭇가지를 주고 멀리 떠나고 싶은 소년에게 배를 만들 수 있게 줄기를 주었습니다. 그래서 행복했습니다. 정말 그런 것은 아니지만 ...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아무것도 더 이상 줄 것이 없는 늙어 버린 나무 밑동이 되어 버린 나무에게 그저 펀히 앉아 쉴 곳이 필요한 소년이 왔을때 나무는 안간힘을 다해 몸뚱이를 펴면서 소년이 앉아서 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래서 나무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어렸을때는 누군가에게 아낌없이 받는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했던 것 같다. 그러나 아이를 낳고 엄마라고 누군가가 나를 불러주는 그 순간부터 나는 아낌없이 사랑을 주고 싶은 나무가 되고 싶어하며 하루하루를 기다림에 갈구하며 더 맛있는 사과를 주지 못하고 더 풍성한 나뭇가지를 주지 못하고 더 튼튼한 줄기를 주지 못해 자책하며 살고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이제는 늙은 밑동을 한껏 피며 나의 사랑하는 아이들이 편히 쉴수 있는 자리를 만들려고 한다.
그리고 행복해 질 것이다. 인생의 많은 시련 끝에 진정한 행복은 온전히 주는 사랑으로만 얻을 수 있음을 깨달았고 그 깨달음을 얻은 사람만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음을 나는 알기 때문이다. 나의 온전한 사랑을 받은 아이들이 어느 순간 나와 같은 깨달음을 얻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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