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의 파도를 내 아이와 함께 멋지게 타고 넘는 법
(최정미 지음, 위즈덤하우스, 2023)
머리말 사춘기의 파도에서 내 아이를 지키고 싶은 부모들에게
사춘기의 혼란은 부모의 잘못이 아니다. 뇌의 폭발적인 변화와 발달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니 내 아이도 피해 갈 수 없다.
불안하고 힘든 우리 아이들은 사춘기의 파도를 잘 타는 법을 가르쳐줄 코치가 절실하다. 그 역할을 부모가 해주자.
1장 지금까지 알던 것은 다 버리자
- 내 아이의 재발견
좋은 코치가 되려면 코칭 대상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지금까지 알던 것을 다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아이를 만난다는 생각으로 내 아이를 바라보자.
AI가 내 아이를 본다면 데이터에 입각해 다른 시각으로 볼 것이다. 선입견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관찰하며, 판단을 보류하는 자세로 임하자.
2장친구 같은 부모? NO
부모다운 부모? YES
친구 같은 부모가 되기보다는 부모다운 부모가 되기 위해 애쓰자. 친밀감은 가지되 부모의 권위는 남겨놓자는 말이다. 부모는 부모이지 친구여서는 안 된다. 부모가 친구가 되어주지 않더라도 아이에게 친구는 많다. 그렇지만 부모는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다.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엄격하게, 아이가 싫어할 이야기도 전달하는 용기를 가져야 하는 것이 부모다. 아이가 부모를 사랑할 뿐만 아니라 존경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니 부모다운 부모의 자리를 잘 지키자. 그게 진정 아이를 위하는 길이다.
아이와 하나이고 싶다는 공생의 열망을 버리고 분리를 준비하자.
3장 아이가 대든다고요? 기뻐하세요
효과적인 자기주장은 집에서 충분히 연습해야 안전하며, 집은 좋은 연습장이 되어야 한다.
가르치기 위해서는 부모부터 먼저 건강한 자기주장을 훈련해야 한다.
아이의 자기주장을 무시하지 말고 오히려 기를 살려주자. 아이는 결국 부모를 이기게 되어 있다.
4장 대화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그런데)' 대신 '그리고'
우리는 의견이 대립될 때 내 주장의 우월함을 드러내기 위해 본능적으로 '그러나(그런데)'를 자주 사용한다. 논문을 쓸 때도 '여태까지의 연구는 주로 ☆☆ 에 초점을 맞추어 이루어졌다. 그러나 ☆☆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부족했다'라는 식으로 써야 독창성이 잘 드러난다고 본다. 내 주장을 뚜렷이 보여주려면 대비를 확실하게 하는 방법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부모와 자녀는 옳고 그름을 따지는 관계가 아니라 함께 이해하고 수용해야 하는 관계라는 점이다. 두 사람이 '그러나(그런데)'를 사용해 계속 이야기하면 좀처럼 의견차를 좁히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사이가 멀어질 수 있다. "너는 친구들과 같이 저녁을 먹고 싶어 해. 그런데, 우리는 너랑 같이 저녁을 먹고 싶어"라고 하면 그 다음에 어떤 반응이 예상되는가? 두 의견은 양립할 수 없고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만 할 것 같은 긴장이 느껴지지 않는가? 친구가 소중하냐 가족이 소중하냐 이런 논쟁이 뒤따를지도 모를 분위기다.
반면 '그리고'를 사용하면 두 의견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쪽으로 우리 뇌가 작동한다. "너는 친구들과 같이 저녁을 먹고 싶어 해. 그리고, 우리는 너랑 같이 저녁을 먹고 싶어"라고 한다면 그다음 반응은 어떨까? 대립하는 느낌보다는 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묘안이 없을지 고민을 좀 더 하게 되지 않을까? 그러면 생일 기념 가족 식사 자리에 친구들을 초대해 함께한 뒤 친구들과 따로 놀러 간다거나 하는 멋진 중재안을 아이가 먼저 제안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적어도 아이와의 관계에서는 '그러나(그런데)'가 아닌 '그리고'를 사용하자.
아이의 마음을 열기 위해 PACE(유쾌함, 수용, 호기심, 공감)의 태도를 활용해보자.
대화에는 기술이 필요하고, 줄타기처럼 섬세한 조절이 필요하다. 먼저 말의 강도, 빈도, 목소리 톤부터 조절해보자.
진짜 이기려면 질 줄 알아야 하며, 상대를 잘 읽고 존중하는 대화법을 써야 한다. 상대의 말 되풀이하기, '그리고' 사용하기, 때로는 침묵하기, 비폭력 대화법 등등을 잘 활용해 보자.
5장 부모를 넘어설 아이들,
그들에게 배우자
디지털 폭풍이 거세게 몰아치는 시대에 아이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최적의 투자처다. 사춘기에 아이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데 아낌없이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6장 내 아이를 위한 맞벌이,
득일까 독일까
맞벌이가 독이 되게 하는 행동
- 생색내기
- 요구 묵살하기
- 방치와 방관
부모뿐 아니라 멘토의 존재가 매우 중요하다. 부모가 채워줄 수 있는 부분을 멘토가 메워줄 수 있으니, 적당한 멘토들을 물색해 연결해주자.
7장 1년에 5센티미터식 멀어지기
- 건강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적절한 거리란 아이가 개별적 존재라는 것에 대한 인정과 존중이다. 건강한 가정에서는 약간만 노력해도 아이와의 자연스러운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건강한 거리가 건강한 관계를 만드는 이유는 개인적 공간이 확보되고, 부정적 표현을 덜 하며, 부정적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8장 영원한 사랑은 있어도 영원한 책임은 없다 - 육아의 끝은 결국 독립
자녀의 책임을 자녀에게 돌려주기, 그리고 한발 물러서서 응원자로, 지지자로 남기. 그것이 부모가 자녀를 오래오래 사랑하는 방법이다.
"그럼 도대체 언제 떠나보내야 하나요? 적절한 나이가 있나요?"라고 묻는다면 사람마다, 문화마다 달라서 일률적으로 말하긴 어럽지만, 굳이 이야기한다면 스무 살부터 스물네 살 사이가 적당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사자가 사냥을 잘하기 위해 발달된 운동신경과 판단력을 갖춰야 하듯, 사람도 독립을 위해 신체적, 인지적 발달이 선행되어야 한다. 신체적 발달은 스무 살 정도에 다 끝나는데, 뇌 발달은 전두엽 발달이 끝나는 스물네 살 정도가 되어야 마무리된다. 정신분석학적으로도 최근에는 스물네 살부터 성인기로 간주하고, 스무 살에서 스물네 살까지를 청소년기의 연장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니 자녀가 독립하는 시기를 스물네 살로 보고 스무살부터 서서히 준비시키는 방식을 추천한다. 취업 준비가 길어지거나 대학원에 진학해 학업이 연장되는 경우 경제적 독립은 좀 더 늦어질 수 있겠지만, 심리적 독립만큼은 스물네 살을 넘기지 않고 꼭 성공하면 좋겠다.
맺음말 졸육(육아 졸업)을 준비하자
아이를 키우는 과정은 사람을 성숙하게 만들어주는 데 크게 일조한다. 아이를 통해 인내를 배우고, 용서의 힘을 알아차리고, 고난을 딛고 성장하는 회복탄력성을 믿게 된다. 그리고 아무런 대가 없이 주는 사랑이 가능하다는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아이 덕분에 부모가 성숙해져 노년의 행복을 누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육아가 마무리되고 나서도 부모에게 남아있는 인생은 길다. 노후 자금을 양육비로 탕진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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