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나와 화해하는 자기 역사 쓰기의 즐거움
(한혜경 지음, 월요일의 꿈, 2022)
1장 좀 더 일찍 나의 역사를 썼더라면 나는 암에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과거의 아픔을 끄집어내 하나씩 씻고 닦는 용기
- 힘들 때 누군가에게 자신의 상처나 아픔에 대해 말하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시작되지 않았던가. 스피노자도 "고통스러운 감정은 우리가 그것을 명확하고 확실하게 묘사하는 바로 그 순간에 고통이기를 멈춘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렇게 고통스러운 감정에 대해 말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이기를 멈추는데, 그걸 쓰기까지 한다면 그 효과는 훨씬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과거를 지우거나 바꿀 수는 없지만 다르게 해석할 수는 있다.
- 오십은 아무리 불행하고 불쾌한 것이라도 과거의 기억이 현재의 나를 삼키지는 못하리라는 걸 아는 나이이니까. 오십은 불행한 기억도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하라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이다. 어차피 앞으로 남은 50년도 꽃길만은 아닐 테니 예방주사를 맞는다는 기분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너무 늦지 않게 과거를 돌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보고, 치유할 건 치유하고 화해할 건 화해하자. 치유되지 않은 상처나 아픔은 엉뚱한 결과를 가져온다. 100세 시대에 걸핏하면 화를 터뜨리는 '앵그리 올드'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기 역사 쓰기는 필요하다.
2장 50년간 켜켜이 쌓인 묵은 때들
: 그간 만들어온 편견과 고정관념에 대하여
인정받기 위해 우리는 모두 거짓말을 한다
- 잘나가는 척, 힘들어도 힘들지 않은 척하지 말자. 솔직하게 나를 드러낼 때 개인적으로도 더 성장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난 나를 믿지 못했다
- 재능보다 믿음이 중요하다
3장 울고 있는 50세 아이
: 상처에 또 상처, 마음이 닫아버린 것들에 대하여
왜 힘들 때도 '괜찮아'를 연발하는가?
- 괜찮지 않은 일에 괜찮다고 말하지 말자.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작은 불편함의 상태일 때 좋게 해결하는 것이 상책이다. 나만 모르는 척하면 된다. 나 혼자 모든 것을 감수하겠다는 태도는 좋지 않다. 자신을 속일 필요는 없다. 사실 속일 수도 없는 일이다.
대물림되는 가족 문제
- 보웬은 특히 가족과 자신을 분리할 수 있는 '자아 분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아가 분리되지 않은 사람은 가족 성원의 지시에 자율적인 정체성을 갖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행동하거나 다른 사람과 자신의 생각을 혼동한다는 것이다. 또한 가족 안에서 두 사람의 관계에 불안 수준이 높아지면 제삼자를 끌어들여서 '삼각관계'를 형성하는데, 예를 들면 부부 사이의 긴장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자녀에게 지나친 에너지와 관심을 쏟게 되면서 자녀가 문제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 그런가 하면 부모가 자신들의 미성숙함을 '가족투사 과정'을 통해 자녀에게 전수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들면 원가족에서 단절된 남편이 아내에게 냉정하게 대하고, 아내는 아내대로 불안감에서 벗어나기 위혀 자녀를 지나치게 통제함으로써 자녀에게 심리적 갈등을 일으키는 식의 투사가 일어나는 것이다.
융통성은 있지만 명확한 경계가 필요하다
- 자신을 잃으면서까지 '관계의 미덕'을 쌓지는 말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끊임없이 행하고 요구하는 가족, 나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건들과 나와의 '경계'를 지켜야 한다. 경계의 문턱에 보초를 세우고,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 한다.
분노, 올바르게 분출하라
- 정신과 의사 정혜신은 《당신이 옳다》에서 분노감이 '자기 존재감'의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나의 존재를 확인받고 존중받고 싶은 욕구는 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욕구와 현실 간의 괴리감으로 힘들어 하고, 이런 감정을 소통할 길이 없어서 엉뚱한 순간에 화가 폭발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 존재가 소멸된다는 느낌이 들 때 폭력을 쓰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폭력이 자기 존재감을 극대화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폭력적 존재가 되는 순간 상대의 극단적인 두려움 속에서 자기 존재감이 폭발적으로 증폭되는 걸 느낀다고 경험했다.
- 자기 존재감의 문제로 인한 분노라면 감정을 폭발하거나 폭력을 사용하는 식의 부정적인 존재감 표출방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분노를 과하게 쏟아내면 낼수록 나 자신의 존재감이 작아지기 때문이다. 지나친 자기 연민이나 남을 탓하는 말, 폭언도 마찬가지이다.
《기막힌 존재감》의 저자 앤드루 리가 지적하듯이 존재감의 최종 목적은 결국 상대방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인데, 부정적 존재감으로는 그런 목적을 달성할 수가 없다. 화내는 본인도 행복해지기는커녕 더 불안하고 우울해지기 십상이다.
4장 '나'라는 반세기 보물상자
: 다음 50년을 피워낼 다섯 가지 희망에 대하여
첫 번째 희망: 나와의 관계가 좋아졌다
- 남이 주는 행복은 고맙지만 큰 의미가 없고, 오래가지 못한다. 그럼 누구와의 관계가 중요할까? 바로 나 자신이다. 나 자신과의 관계가 좋은 사람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나를 얼마나 믿고, 나 자신에게 얼마나 깊이 몰입하고, 나 자신과 얼마나 사이좋게 지내는가가 훨씬 중요하다.
두 번째 희망: 고유성을 지키며 나답게 사는 즐거움
- 오십 즈음의 당신, 더 성공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자신의 고유성을 지키면서 성숙해지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오십부터는 자기 안의 욕망을 들여다보고 달래줄 필요가 있다. 단점을 고치려고 애쓰기보다는 자기 안의 좋은 본질, 자신이 가진 자원, 장점 등에 집중할 필요도 있다.
세 번째 희망: 내 인생의 황금기? 전성기? 그건 내가 정한다!
- 인생의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 그럼 두 번째 단추부터 잘 끼우면 된다. 지나놓고 보면 단추 하나 잘못 끼웠다고 큰일나는 것도 아니다. 좀 늦게 가거나 돌아가면 된다. 우회도로가 아름답듯이 우회 인생에 더 다양하고 풍성한 서사가 있기 마련이다.
네 번째 희망: 회사 바낕에도 세상은 있다
- 100세 시대, '놀이로서의 일'이 중요하다
다섯 번째 희망: 인생의 희로애락을 받아들이고 통합하는 힘
- 외상을 입은 후에 거의 모든 사람은 극심한 충격을 받고 우울증과 불안 증세를 경험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충격에 대처하는 개인의 행동에는 차이가 생긴다는 것이다. 한쪽 끝에는 충격을 극복하지 못하고 극심한 우울증에 빠지고 심지어 자살에 이르기도 하는,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PTSD)를 심하게 겪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또 다른 한쪽 끝에는 외상 이후에 단순한 회복을 넘어 더 강인해지고 성장하는 사람들, 즉 외상 후에 더 긍정적으로 변하고 더 행복해지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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