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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방

삶의 지혜로 읽는 니체의 말 - 1/2

by 행복배터리 2023.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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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권 지음, 피플앤북스, 2022)

19세기까지의 철학이 대부분 긍극적 진리와 존재에 대한 탐구, 신에 대한 탐구, 세계의 기원 등 손에 잡히지 않는 문제를 고민하는 형이상학이었던 것에 반해, 니체는 지금의 현실과 인간의 실존을 두고 고민했다. 니체는 궁극적 인간인 초인을 제시함으로써 인간이 스스로 우뚝 설 것을 요구했고, 비로소 현대철학의 문이 열리게 되었다.

1장 삶은 곧 고통이다

1. 쇼펜하우어: 고통과 고뇌는 인간의 운명이다

하늘에 닿을 듯 크고 높이 솟은 나무들에게 모진 바람과 악천후가 없었다면 그런 성장도 없었을 것이다. 인생에는 거친 폭우와 뜨겁게 타오르는 햇살, 태풍, 천둥과 같은 온갖 장애물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마냥 없는 게 좋다고 말할 수 있을까? 탐욕, 폭력, 증오, 시기, 아첨, 불신, 냉담 그밖에  모든 악조건과 장애물들.... 이러한 악조건이 존재하기에 우리는 그것들을 극복할 기회와 힘을 얻고, 용기를 내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만큼 강한 존재로 고양되는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인간은 왜 이처럼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졌는가?
우리가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욕망은 언제나 고통으로 남게 된다. 어렵사리 욕망이 충족되었다고 해도 그 만족감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며 얼마 못 가 권태라는 또 다른 이름의 고통에 빠져들게 된다.

인간은 충족되지 않는 욕망 때문에 고통을 느끼며 살아가지만, 또 그러한 욕망을 원동력으로 삶을 영위하는 존재이기도 하다.삶의 무상함과 고통을 긍정하면서 오히려 그것들을 자신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인간만이 허무주의적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

2. 인간은 미정형의 동물

고통과 고뇌를 회피하기만 한다면 결국 그 사람의 생명력은 점차 힘을 잃고 말 것이다. 사람은 견디기 힘든 고통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고뇌만이 삶을 최고에 이르게 한다. 마치 암벽을 기어오르며 정상을 바라보는 이가 그러하듯이. <생성의 무죄>

불안을 해소하는 유일한 방법은 불안과 직접 마주하는 것이다.
불안은 그 자체로 위험한 것도 아니고 해로운 것도 아니다. 오히려 당신의 삶을 더욱더 역동적이고 생명력이 넘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불안을 느낀다는 것은 당신이 희망을 품고 있다는 증거다. 불안이라는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자. 앞에는 찬란한 빛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불안을 내 삶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만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삶에서 더 의미 있는 역할을 발견하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

3. 행복이란 상황을 압도하는 자신의 힘을 경험하는 것

살다 보면 고난이 닥치기도 하고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다만 그러한 상황에 부닥칠지라도 자신이 불운한 인간이라는 생각에 의기소침해 있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고통을 품는 인생에 존경심을 품어라.
불면 날아갈 듯한 허접한 적군 한 명을 상대하기 위해 정예병 한 사단을 보내는 지휘관은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고난을 인생이 주는 선물로 여겨라
고난을 통해 정신이, 살아가는 힘이 더욱 고양되고 있음에 기뻐하라 《우상의 황혼》

똑같은 신체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라도, 누구에게는 그 장애가 운명을 탓하며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아도 될 명분이 되지만 누구에게는 더욱 강해져야 할 동기가 된다. 같은 조건을 가진 이 두 사람이 삶을 대하는 태도는 극과 극이다. 강건한 정신을 가진 사람은 고통을 회피하지 않으며 그것을 적극적으로 마주해서 상승의 계기로 삼는다. 가혹한 운명과의 대결을 통해 자신을 더욱 강한 존재로 고양시키고 만다.

4. 고통을 창조성으로 승화시키다.

배부른 자가 음식에 집착할 필요가 없듯이 정서적으로 배부른 자들은 스스로 사유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며,  더욱이 정신적 에너지가 많이 소요되는 창조행위에  빠져 허우적거릴 필요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

물론 고통 자체가 어떠한 창조물을 기약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개인은 내적 혼란을 감당하지 못하고 부적응과 번뇌 속에서 끙끄대는 무기력함과 자기 파괴의 모습으로 나아가지만 어떤 개인은 그것을 창조적 에너지로 활용할 줄 안다. 고통이 창조의 자극제가 될 수 있는지 여부는 그것을 이롭게 활용할 줄 아는 개인의 능력과 태도에 달려있다. 스스로 특권적 인간의 자격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니체의 말처럼 고통을 생의 연료로 쓸 줄 아는 현명함과 소모적 고뇌를 피하는 영리함과 현재가 아닌 미래를 살아낼 문자를 사냥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2장 초인의 탄생


1. 초인, 인간을 넘어서다.

니체는 고통이 없는 상태를 행복이라고 하지 않는다. 고통 속에서도 힘이 증가하고 있다는 느낌, 저항을 초극했다는 느낌이 곧 생명력이 충만한 상태임을 말해주는 것이며 그것이 바로 행복이라고 말한다.

니체가 말한 초인은 자기실현으로서 창조성을 발휘하는 사람에 가깝다. 그것이 반드시 막대한 권력이나 부를 보유했다거나 지적 재능이나 예술적 재능이 특별해야 함을 전제하지도 않는다.
초인은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적극적인 긍정으로 나아가는 하나의 과정으로서 그 의미를 갖는다. 초인을 추구할 지 초라한 최후의 인간, 즉 말인으로 살아갈지는 당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2. 세 종류의 인간

낙타 - 사자 - 어린아이

무엇인가를 창조하고자 한다면 어린아이를 유심히 보아라. 어린아이가 그 비밀을 말해 줄 것이다. 어린아이는 어떠한 의도나 기대도 갖지 않는다. 창조조차 유희일 뿐이다. 모든 것을 오롯이 혼자서 해낸다. 거기에는 성공도 실패도 없다.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특별한 기쁨을 선사해준다. 자기 손으로 만든 모든 것을 긍정한다. 그것이 바로 성스러운 긍정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3. 권력에의 의지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을 발견할 때마다 나는 거기에 권력(힘)에의 의지가 깃들어 있음을 발견했다. 심지어 누군가를 모시고 있는 자의 의지에서조차 나는 주인이 되고자 하는 의지를 발견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권력관계에서 가장 하부에 존재하는 약자는 자유를 추구하는 자들이다.
권력이 흘러넘치는 사람은 상대방의 저항이나 복종에 상관없이 그들에게 관용을 베풀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진 사람이다. 이들은 여유롭다. 이들은 절대 소심하지 않으며 넉넉하다.

4. 앞으로 나아가는 화살

자기 자신을 극복할 능력을 갖춘 사람들은 결과적으로  대단한 업적을 이루지 못한다고 할 지라도 초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초인과 말인을 구분하는 기준은 실존 양식이다. 즉 삶의 방식, 삶을 대하는 태도다. 하나의 화살이 되어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3장 진정한 너 자신이 되어라


1. 너 자신을 항상 존귀한 인간으로 대하라

자신을 혐오하는 인간이 있다면 우리는 그를 두려워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의 분노와 복수의 희생양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가 자신을 사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아침놀》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타인을 사랑할 수도 없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원한의 감정을 품는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타인의 고유성을 버티지 못한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꿈과 이상을 비웃게 되고 질투심으로 인해 마음이 혼탁해진다.

2. 자신을 경멸할 수 있는 자가 초인이다.

자기 자신을 경멸할 수 있는 자는 자기 자신과 '거리의 파토스'를 가질 줄 아는 자다.

3. 나의 가치는 내가 창조한다.

인생의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기준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결국 차별화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 없느냐로  결정된다.
자신의 고유성을 감당하고 차별적 가치를 생산하는 사람은 승자가 되고, 그저 남이 정해준 각본에 따라 아무런 가치도 만들어 내지 못하는 사람은 종속적인 삶을 살게 된다. 자기 내면에 대한 탐구가 빈약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저 집단이 주는 정해준 행복의 기준을 맹목적으로 좇게 된다. 이들은 꽤 성실하고 진취적인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신의 욕망보다는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겠다는 안도감을 더욱 갈망한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자신의 고유성이나 독창성이 아닌 타인의 시선 속에서 찾는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종속적인 삶을 살게 될 뿐이다.

《자존감》
타인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든 지나치게 연연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실은 미움을 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장님,  사장님, 선생님 등으로 불리는 호칭 따위에 일종의 쾌감과 안심을 맛보는 인간으로 전락하게 될지 모른다.

4. 상황을 압도하는 인간

'나무 닭'을 인간으로 바꾸어 표현하자면 보통 사람에서 제외된 자, 즉 니체가 말한 초인이다. 환경의 지배를 초월하는, 능동적 주체적 초인이 되기 위해서는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덕을 생성하지 못하는 종속적 주체는 이미 만들어진 경쟁의 틀로 들어가 다른 종속적 주체와 우열을 다투기 바쁘다. 하지만 누가 승리를 하든 이미 만들어진 구조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질적인 도약이 아닌 양적인 발전만 가능할 뿐이다. 고만고만한 사람 중 조금 앞선 사람을 우리는 1등이라고 부른다.

5. 지배적 가치에 종속되지 않는 인간

바람직하고 건강한 삶을 사는 방법은 사실 매우 간단하다.  자신에게 솔직하면 된다. 내 마음대로,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 사는 삶의 매력을 깨달아야 한다.
뚜렷한 개성을 지나 사람일수록 자신의 자존감을 자신의 고유성과 독창성에서 찾는 법이다. 설령 그것이 보통의 사람들에게 몰이해의 대상이 될지언정 말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위대한 창조적 업적을 낳은 인물들은 모두 다 이런 유형이다.

6. 비천한 자와 거리를 두어라

파토스란 충동, 감정, 열정을 의미하며 논리와 이성을 의미하는 로고스와 대립되는 개념이다. 그리고 '거리를 두는 파토스'는 탁월한 주인 종족이 저급한 노예 종족과 거리를 유지하고 그들과 차별화되는 어떤 감정을 의미한다.

친구도 급이 맞아야 한다. 니체는 서로의 힘을 고양시켜 줄 수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진정한 친구 관계가 성립될 수 있다고 보았다. 나보다 우수하거나 최소한 동등한 급의 사람과 함께 같은 길을 가는 것은 좋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차라리 혼자 가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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