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권력의 본질을 꿰뚫는 문장들
(김원중, 민음사, 2020)
4. 통치의 기술 - 시대의 변화에 민감하라
- 두 모습의 백성들
안정되어 있는 백성들은 더불어 의를 행할 만하고,
위태로움에 처한 백성들은 어울려 그릇된 짓을 하기 쉽다. <진시황본기>
백성들은 하나하나 보면 보잘것없는 연약한 존재들이지만 언제나 집단으로 힘을 발휘한다. 정치가 안정되고 먹을 것이 풍부하면 나라에 큰 힘이 되는 것이 백성이지만, 정치가 어지럽고 세금이 무거우면 집채만 한 해일이 되어 지배자들을 응징하는 것이 그들이다.
- 세상이 내 편만은 아니다
어떤 이는 걸음 한 번 내딛을 때도 땅을 가려서 딛고, 말을 할 때도 알맞은 때를 기다려하며, 길을 갈 때는 작은 길로 가지 않고, 공평하고 바른 일이 아니면 떨쳐 일어나서 하지 않는데도 재앙을 만나는 사람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이런 사실은 나를 매우 당혹스럽게 한다. 만약에 이러한 것이 하늘의 도리라면 이것은 과연 옳은 것인가? 그른 것인가? <백이열전>
세상은 공정하지 않다. 하늘이 옳은지 그른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니 사마천이 이 말은 오히려 옳지 않다는 데 무게중심이 있다. 백이와 숙제처럼 착한 사람도 결국 어진 덕망을 쌓고 행실을 깨끗하게 하였건만 굶어 죽었다. 사마천은 이런 현실이 슬펐다, "하는 일이 올바르지 않고 법령이 금지하는 일만을 일삼으면서도 한평생을 호강하고 즐겁게 살며 대대로 부귀가 이어지는 사람이 있다'고 한탄한다. 올바르게 살았지만 궁형을 당한 자신에 대한 한탄이요 백이와 숙제에 대한 한탄인 셈이다.
- 이익에 따라 사람은 움직인다
높은 자리에 있을 때 벗을 사귀는 것은 천한 몸이 되었을 때 도움을 받으려는 생각 때문이고, 부유할 때 벗을 사귀는 것은 가난하게 되었을 때 도움을 받으려는 생각 때문입니다. <범저 채택열전>
- 의식주를 해결하라
창고의 물자가 풍부해야 예절을 알며, 먹고 입는 것이 풍족해야 명예와 치욕을 알게 된다.<관 안열전>
- 시대의 변화에 민감하라
속담에 '책으로 말을 모는 자는 말의 뜻을 다 이해할 수 없고, 옛날 법도로 지금을 다스리는 자는 일의 변화에 도달할 수 없다.'라고 하였으니, 법도만을 따르는 공으로는 세속을 초월하기 어렵고, 옛날을 본받는 학문으로는 지금을 다스리기 어려운 것이오. <조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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